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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sights
에이전트 시대 Vol.3 산업

Vol. 3 · Chapter 30

3권 에필로그. 만들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만든다

김정기 · JK2026년 8월 6일Vol 3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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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에필로그. 만들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만든다

실행하지 않는 전략은 신념이 아니라 취향이다.

이 문장을 처음 떠올린 것은 한 기업의 전략 워크숍에서였다. 임원들이 AI 도입 전략을 토론했다. 훌륭한 분석, 정교한 로드맵, 예쁜 슬라이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단 한 가지를 빼고. 실행이다. 6개월 뒤 다시 만났을 때, 전략 문서는 그대로였다. 한 줄의 코드도 작성되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깨달았다. AI는 기술을 도입하는 일이 아니다. 운영 체계를 재설계하는 일이다. 기술은 도구다. 도구를 사면 일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도구를 쓰는 방식, 일하는 순서, 판단의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 그것이 재설계다.

이 책은 28개 장에 걸쳐 그 재설계의 경로를 그렸다. 개인의 일상에서 시작해, Agent의 아키텍처를 세우고, 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프레임워크를 익히고, 산업에 적용했다. 긴 여정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를 분명히 해두고 싶다. 이 책을 읽은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달라지는 것은 만들 때 시작된다.

작게 시작하라. 노드 네 개짜리 Agent면 충분하다. Article Lingua도 그렇게 시작했다. 그러나 작게 시작하되, 구조를 남겨라. 구조가 없는 시도는 한 번 하고 끝난다. 구조가 있는 시도는 다음 시도로 이어진다. Intake, Retriever, Generator, Router. 이 네 개를 만들어보면, 다섯 번째 노드가 왜 필요한지 몸으로 알게 된다.

실행은 용기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무엇을 먼저 만들고, 무엇을 나중에 붙이고, 어디서 검증하고, 어디서 멈출지를 정하면, 실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책의 4부에서 다룬 Composite AI Framework가 바로 그 구조다.

만들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였다. 세 가지만 말하겠다.

첫째, 처음에 나는 노드를 너무 많이 만들었다. 12개 노드짜리 에이전트를 설계했다. 작동은 했지만 디버깅이 불가능했다. 어디서 잘못됐는지 찾을 수 없었다. 4개로 줄이고 나서야 시스템이 투명해졌다. 복잡성은 적이다.

둘째, 데이터 품질을 과소평가했다. 모델은 좋았다. 아키텍처도 괜찮았다. 그런데 입력 데이터가 엉망이었다. 정제에 전체 시간의 70퍼센트를 쓰고 나서야 시스템이 안정됐다. 화려한 기술보다 지루한 배관이 품질을 결정한다.

셋째, 혼자 만들면 빠르지만 혼자 고치면 느리다. 코드를 남이 읽을 수 있게 쓰는 것, 구조를 문서화하는 것, 이것이 나중의 나를 살린다. 3개월 전의 내 코드를 내가 이해 못하는 경험을 두 번 하고 나서 배웠다.

이 책의 각 파트에서 하나씩 꺼내면 이렇다. 1부에서 배운 것은 일상이 곧 설계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2부에서 배운 것은 작은 것이 돌아가야 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3부에서 배운 것은 기업의 현실이 기술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4부에서 배운 것은 프레임워크 없이는 반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들면서 배운다. 배우면서 다시 만든다. 이 순환이 멈추지 않는 한, 당신은 계속 앞으로 간다.

이제 손을 움직여라. 터미널을 열어라.


전체 3부작 에필로그. 에이전트 문명, 그 다음의 인간

세 권의 책을 썼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것은 하나의 긴 질문이었다.

1권에서 인간을 물었다. AI가 예측하고, 추론하고, 생성하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인가. 의식이란 무엇인가. 경험이란 무엇인가. 기계가 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 답을 쉽게 내리지 않으려 했다. "인간은 특별하다"는 위안도, "인간은 대체된다"는 공포도 피하려 했다. 대신 질문 자체를 정밀하게 만들려 했다.

2권에서 산업을 물었다. 반도체에서 디지털 AI로, 디지털 AI에서 Physical AI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매트릭스를 그렸다. 1994년에 글로벌 가치사슬 논문을 썼던 사람이, 30년 뒤 같은 주제를 AI의 렌즈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산업의 권력은 이동한다. 그 이동의 방향을 읽는 것이 분석가의 일이다. 2권은 그 일을 했다.

3권에서 실행을 물었다. 만들어봤다. 개인의 일상을 그리고, Agent를 설계하고, 코드를 짜고, 기업에 적용하고, 산업을 봤다. 직접 만들어보니 분석만 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다. 구덩이가 보였다. 한계가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가능성이 보였다.

세 권을 관통하는 하나의 문장이 있다면 이것이다. 에이전트 문명은 기술의 단계가 아니라 전환이다.

전환이라는 말은 무거운 단어다. 그러나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 도구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도구와의 관계가 바뀌는 시점에 있다. 이전의 도구는 우리가 시키면 움직였다. 지금의 도구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아직은 서툴다. 그러나 빨라지고 있다. 이 전환의 속도를 과소평가하는 것도, 과대평가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 전환 속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세 가지 특성을 가진다고 나는 본다.

문제를 정확히 보는 사람. AI가 답을 잘 만들수록, 좋은 질문의 가치가 올라간다. 무엇을 풀어야 하는지 모르면, 좋은 도구도 쓸모없다.

구조를 읽는 사람. 표면의 트렌드가 아니라 밑바닥의 구조를 읽는 사람이 방향을 잃지 않는다. 가치사슬의 구조, 데이터의 구조, 조직의 구조. 이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오래간다.

도구를 숭배하지 않는 사람. GPT가 나왔을 때 열광했던 사람이, 다음 모델이 나오면 또 열광한다. 도구는 바뀐다. 도구 뒤의 원리와 한계를 아는 사람은 도구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만 하겠다.

나는 1995년 금융 데이터 분석을 시작한 이래 산업을 분석하는 사람이었다. 데이터 분석 및 머신러닝 모델링, Data Analytics 사업방법론 설계, 대학에서 행동경제학과 글로벌 밸류체인 강의, AI/ML 솔루션 사업을 거쳤다. 그 일이 무의미했다고 말하지 않겠다. 그 일을 통해 산업의 구조를 봤고, 사람을 만났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다.

그런데 2024년, LLM 기반 Agentic AI Architect로 전환해 처음으로 코드를 짜서 Agent를 만들었을 때,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분석가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그 전환은 두려웠다.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기도 했다. 30년 경력의 컨설턴트가 터미널 앞에서 에러 메시지와 씨름하는 모습은 꽤 초라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이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경계가 선명해졌다. 말로만 하던 분석이 실체를 갖게 되었다. 이 책은 그 경험의 기록이다.

에이전트 문명은 오고 있다. 이미 와 있다. 그 안에서 인간이 무엇인지, 산업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이 세 권에 담았다. 완벽하지는 않다. 빠진 것도 있을 것이다. 틀린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것은 읽기만 한 사람이 쓴 책이 아니다. 직접 만들어본 사람이 쓴 책이다. 그 차이가 이 책의 유일한 가치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문장은 질문으로 끝내려 한다.

당신은 에이전트 문명에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

그 답은 당신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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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NC-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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