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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sights
에이전트 시대 Vol.1 경제

Vol. 1 · Chapter 06

5. AI가 기업 경계를 다시 그린다 — Human-AI Collective

김정기 · JK2026년 8월 8일7분 읽기Vol 1 · Chapter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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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I가 기업 경계를 다시 그린다 — Human-AI Collective

이 챕터를 다 읽고 나면 알게 될 것: 기업이 더 이상 "인간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집합체"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조직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가.

포춘 500 기업의 80%가 이미 AI 에이전트를 업무에 사용한다. 기업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이 되었다. 이 전환을 이해하려면, 기업을 "Human-AI Collective"로 다시 정의해야 한다.


포춘 500의 80%

2026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했다[1]. 포춘 500 기업의 80% 이상이 영업, 재무, 보안, 고객 서비스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다.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기업의 일상이다.

그런데 "활용"의 의미가 다층적이다. 어떤 기업은 이메일 초안에 쓴다. 어떤 기업은 고객 문의를 자동 응대한다. 어떤 기업은 재무 보고서를 자동 생성한다. 활용의 깊이가 다르다.

깊이와 관계없이 한 가지는 공통이다. 기업 내부에 인간이 아닌 행위자가 들어왔다. 이것이 구조적 변화다.


기업이란 무엇이었나

전통적으로 기업은 인간의 집합이었다. 직원이 모여서 일한다. 관리자가 조율한다. 임원이 결정한다. 조직도가 이 구조를 보여준다. 모든 칸에 사람의 이름이 있다.

코즈의 관점에서 기업은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간의 활동을 내부에서 조율하는 장치"였다. 윌리엄슨의 관점에서 기업은 "기회주의를 통제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조"였다.

두 관점 모두 전제가 같다. 기업의 구성원은 인간이다.

2026년, 이 전제가 흔들린다.


Human-AI Collective

2026년, 한 연구팀이 논문을 발표했다[2]. 제목은 "인간-AI 집합체로서의 기업: 에이전틱 AI가 조직 구조와 기업 경계를 재편하는 방식"이다.

핵심 주장은 이렇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조직적 행위자(organizational actor)다.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면, 그것은 도구의 범위를 넘어선다. 기업 내부의 역할, 의사결정 권한, 조율 메커니즘이 모두 재정의된다.

같은 해, 또 다른 논문이 나왔다[3]. "AI가 기업의 대리인이 될 때"라는 제목이다. 대리인 이론(Vol.1 Ch.6에서 다룰)의 렌즈로 AI를 분석했다. 결론은 이렇다. AI 에이전트와 기업 사이에도 목표 정렬(alignment) 문제가 생긴다. 인간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와 구조적으로 같은 문제다. 다만 형태가 다를 뿐이다.

기업은 이제 "인간의 집합"이 아니다. "인간과 AI의 집합체"다. 이것이 Human-AI Collective다.


양방향의 힘

이 집합체가 기업 경계에 미치는 영향은 양방향이다.

확장 방향을 보자. AI 에이전트가 내부 조율 비용을 줄인다.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일정 관리, 문서 검토를 에이전트가 한다. 관리자 한 명이 감독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관리 범위(Span of Control)1가 확대된다. 같은 수의 관리자로 더 큰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기업이 더 많은 활동을 내부에서 할 수 있다.

수축 방향을 보자. AI 에이전트가 외부 거래비용도 줄인다. 공급업체 탐색, 계약 관리, 품질 모니터링이 자동화된다. 외부에 맡기는 비용이 낮아진다. 코즈의 논리에 따르면, 더 많은 활동을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두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어느 쪽이 우세할지는 산업, 기업, 활동에 따라 다르다. 정답은 없다.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플랫폼화

한 가지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기업의 플랫폼화다.

전통적 기업은 모든 활동을 내부에서 한다. 연구, 개발, 제조, 마케팅, 판매, 물류. 수직 통합이다.

플랫폼 기업은 다르다. 핵심 활동만 내부에서 하고, 나머지는 외부 참여자에게 맡긴다. 애플은 아이폰을 설계하지만 제조는 폭스콘에 맡긴다. 앱은 개발자 생태계가 만든다.

AI 에이전트는 이 플랫폼화를 가속한다. 기업이 핵심 AI 에이전트(판단, 전략)만 내부에서 운영하고, 실행 에이전트는 외부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스튜디오가 이 방향이다.

기업의 경계가 "벽"에서 "API"로 바뀐다. 내부와 외부의 구분이 인터페이스2의 설계로 결정된다.


새로운 조직 이론의 필요

기존 조직론으로는 Human-AI Collective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전통 조직론은 인간의 행동을 전제한다. 동기 부여,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갈등 관리. 모두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AI 에이전트에게 동기 부여는 의미가 없다. 리더십도 다르다. 갈등의 형태도 다르다.

2026년의 논문은 이렇게 정리한다[2]. "에이전틱 AI는 내부 역할, 의사결정 권한, 조율 메커니즘을 재구성한다. 알고리즘 거버넌스를 지원하고, 기업의 역량 지형을 변환한다."

이것은 Part 4(전환의 현실)와 Vol.4(구축)에서 더 깊이 다룬다. 여기서는 하나만 확인하자. 기업의 정의가 바뀌었다. 이 변화를 인식하지 않으면, AI 전략은 "도구 도입"에 머물고 "조직 전환"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기업이 Human-AI Collective가 되면, 오래된 문제가 새로운 옷을 입고 나타난다. 대리인 문제다. 인간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는 오래 연구되었다. 그런데 AI 대리인은 어떤가. 에이전트는 "이기적"일 수 있는가. 다음 챕터에서 이 질문을 경제학의 주인-대리인 이론으로 분석한다.



References

[1] Microsoft, 'Fortune 500 Companies AI Agent Usage Report', 2026.02. — 포춘 500 기업의 80% 이상이 영업, 재무, 보안, 고객 서비스에서 AI 에이전트 활용

[2] ResearchGate, 'Firms as Human-AI Collectives: How Agentic AI Reshapes Organizational Structure and Firm Boundaries', 2026.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99802582 — AI를 조직적 행위자(organizational actor)로 정의. 기업 경계의 양방향 재편

[3] Humberd et al., 'When AI Becomes an Agent of the Firm', Journal of Management Studies, 2026.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joms.13274 — 대리인 이론의 렌즈로 AI 에이전트 분석. 목표 정렬 문제

Footnotes

  1. 관리 범위(Span of Control) — 한 명의 관리자가 직접 감독할 수 있는 부하 직원의 수. AI가 관리 업무를 대체하면 이 범위가 넓어진다.

  2. 인터페이스(Interface) — 두 시스템이 정보를 주고받는 접점.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가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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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BY-NC-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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