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비타스 아겐티아 3권 — 구축

01 · Vol 3

프롤로그. 만드는 자가 시대를 소유한다

*이 프롤로그를 다 읽고 나면 알게 될 것: 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직접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책이 개인의 일상에서 기업의 운영까지 어떤 경로로 나아가는지*

2024년 어느 새벽, 나는 터미널 창 앞에 앉아 있었다. 커피는 이미 식었다. LangGraph로 설계한 에이전트가 처음으로 네 개의 노드를 순서대로 통과했다. 사용자의 질문을 받고, ArangoDB 지식 그래프에서 관련 정보를 꺼내고, 맥락을 조합해 답을 만들고, 그 답의 품질을 스스로 평가했다. 화면에 결과가 찍혔다.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동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손이 떨렸다.

1995년 금융 데이터 분석을 시작한 이래, 나는 산업을 분석하는 사람이었다. 데이터 기반 컨설팅, 대학에서 글로벌 밸류체인 강의, AI/ML 솔루션 사업을 거쳤다. 가치사슬의 어디에 병목이 있는지, 마진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말해주는 일이었다. 그 일도 의미 있었다. 그런데 그 새벽에 나는 처음으로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분석은 지도를 읽는 일이다. 만들기는 지도에 없는 길을 내는 일이다. 지도를 읽을 때는 몰랐던 구덩이가, 길을 낼 때 비로소 보인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AI 시대를 이해하는 것과 AI 시대를 사는 것은 다르다. 이해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 만들어봐야 안다. 만들어본 사람과 읽기만 한 사람의 차이는, 수영 교본을 외운 사람과 물에 들어간 사람의 차이다.

1권에서 우리는 인간을 물었다. AI가 예측하고 추론하는 시대에, 인간만이 가진 것은 무엇인가. 의식, 경험, 질문하는 능력. 그 답을 찾는 여정이었다.

2권에서 우리는 산업을 봤다. 반도체에서 디지털 AI로, 디지털 AI에서 Physical AI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매트릭스를 그렸다. 권력이 어디로 이동하는가. 한국은 어디에 서 있는가. 그 지도를 완성하는 작업이었다.

3권은 만든다.

이것이 이 책의 정체성이다. 왜를 묻고, 어디를 보고, 이제 직접 손을 쓴다. 세 권 중 가장 실용적인 책이다. 그러나 실용적이라고 해서 얕지는 않다. 오히려 반대다.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깊은 이해가 생긴다. 코드 한 줄이 논문 열 편보다 많은 것을 가르칠 때가 있다.

이 책은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개인의 일상을 그린다. 우리의 하루는 시간, 정보, 관계, 자산, 건강, 학습, 창작이라는 일곱 영역으로 흐른다. Agent를 만들기 전에 먼저 자기 일상의 지도를 펼쳐야 한다. 지도 없이 길을 낼 수는 없다.

2부는 개인 Agent를 직접 만든다.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기술 스택을 고르고, 첫 번째 Agent 앱을 구현한다. LangGraph, pgvector, 오픈소스 LLM이 여기서 등장한다. 이론이 아니라 코드다.

3부는 기업으로 넘어간다. Enterprise Agent를 직접 만들 것인가, 사서 쓸 것인가. Build vs Buy의 판단 프레임워크를 세운다. 파일럿에 갇히는 함정을 어떻게 넘는가도 다룬다.

4부는 내가 나의 시스템 — 반도체·AI 글로벌 밸류체인 분석·정보 제공 플랫폼 — 에서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Composite AI Framework를 공개한다. 과제 발굴부터 아키텍처 설계,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현, 운영, 보안, ROI까지. 실전에서 검증한 것만 담았다.

5부는 산업별 적용이다. 제조, 금융, 의료, 유통. 그리고 한국형 Agentic Enterprise의 가능한 길을 그린다.

한 가지 고백을 해야겠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동시에 만들고 있다. LLM 파인튜닝부터 Agentic AI 개발, Composite AI, STT/TTS, Sales Agent, Vibe Coding까지 직접 손을 댄다. ArangoDB에 지식 그래프를 쌓고, pgvector로 의미 검색을 돌리고, Qwen3를 파인튜닝하고, RunPod 위에서 추론 서버를 운영한다. 글을 쓰다가 코드를 쓰고, 코드를 쓰다가 글을 쓴다. 이 두 가지는 분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는 다른 책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 직접 만든 사람의 시행착오다.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어디서 막혔고 어떻게 풀었는지. 깔끔한 이론보다 지저분한 경험이 더 많이 가르쳐준다는 것을, 나는 오래 걸려 배웠다.

만드는 자가 시대를 소유한다. 이 문장은 구호가 아니다. 내가 경험한 사실이다. 분석만 하던 시절과 직접 만들기 시작한 이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선명해졌다. 이 책을 읽고 직접 만들기 시작하는 당신도 그렇게 될 것이다.

1장에서 시작한다. 만들기 전에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일상이 어떤 강들로 흐르는지부터 보자.